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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아내를 위한 밥상

아내를 위한 주전부리 [2] 단짠 버터구이 밤

by ggoboogi_house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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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2일 주전부리)


  지난 주말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집에 올 때면 항상 두 손 가득히 이것저것 챙겨주시는데, 이번에는 친척분이 보내주신 밤을 쪄서 한가득 주셨다. 밤알이 어찌도 실한 지 어떤 것은 주먹 반만 한 것도 있었다. 

  나는 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까먹는 것이 귀찮아  안 먹는 편이다. 하지만 아내는 그런 귀찮음보다 밤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지 종종 밤을 쪄서 먹곤 했다. 그리고  귀한 '직접  밤'을 한 움큼씩 주기도 했다.

 

  내일은 퇴근  회사 행사가 있어 늦게 퇴근할 예정이다. 아이가 태어난  가급적 퇴근  모임은 생기지 않도록 하였지만 내일은 조금 특별한 일정이라 아내에게 지난주 미리 허락을 받아두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늦게 오면 아내가  고생하게 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퇴근  집안일은 현재는 적절하게 배분이 되어있는데, 아이 저녁을 준비하고 먹이는 것은 아내가 담당하고, 나는 식사를 마친 아이를 씻기고 설거지를 한다. 물론  사이쯤 되는 시간에 아이가 신나게 먹은 흔적을 치우고 우리 둘의 저녁도 준비해서 먹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한 명이 빠지게 되면  균형이 무너 저 일정 부분을 포기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식사 준비 대신 배달음식을 먹는다거나, 미리 저녁을 준비한다거나 하는  저녁시간 일정이 꽤나 버거운 일정이 되게 된다.

  

  그래서 아내가 잠든  시각, 내일 힘들 아내를 위해 아내가 좋아하는 밤 간식을 만들어보려 한다. 사실 특별히 조리한다기보다는 밤 까먹는 귀찮음을 덜어주려 미리 까놓는 작업이라  수 있다.

 

 

<재료 준비>

- 밤

- 버터

- 소금

 

 

<시작>

0) 분명 예전에 유튜브에서 '밤 쉽게 까는 법'을   같긴 한데, 대부분은 삶기 전에 칼집을 내놓거나 미리 찬물에 담가놓거나 하는 작업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찐' 밤에서 시작해야 하는 핸디캡으로  늦은 시각의 작업을 시작한다.

 

1) 역시나 칼로 1개를 까 보았는데... 스톱워치를 켜지는 않았지만 체감상 대략 5분쯤 걸린  같다. 이런 방식이면 밤을 새도 안될 것 같았다.

 

 

2) 기억을 더듬어... 밤의 밑동에 칼집을 내고 프라이팬에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까질  같은 기억? 혹은 생각이 났다. 손을 베지 않게 조심해서 십자가 모양으로 칼집을 낸다.

 

 

2-1) 있는  전부에 칼집을 내는 것도 일이다....

 

 

3) 프라이팬을 적당히 예열하고 칼집 낸 밤 투하!

 

 

3-1) 조금 시간이 지나니 밤들이 쩍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사실 쩍쩍 소리는 마음의 소리였던  같다. 그렇게 크지 않은 소리였다)  갈라진 밤들을 쟁반에 다시 옮겨 담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 밤을 까다 보니 이렇게 애벌레도 나왔다. '이 밤들은 맛있다'라는 증표 같았다.

 

 

4) 다행히 굽기 전보다는 5~10배 정도 빠르게 까진  같다. 그래도  까고 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5) 이왕 늦은 거  맛있게 먹을  있도록    크기가 작은 것들은 '단짠 버터구이 밤'을 만들어 보려 한다. 

 

 

5-1) 프라이팬에 버터를 조금 두르고 녹인다.

 

 

5-2) 밤들이 버터에  적셔지도록 하지만 부스러지지는 않도록  볶아준다. 그리고 소금도 살짝 뿌려준다.

 

 

6)   & 단짠 버터구이 밤 완성!

 밤은 대략 200 g, 버터구이 밤은 150 g 정도 나왔다.

 

 

 

*느낀 점

- 깐 밤은 고소하게 맛있었다.

 

- 단짠 버터구이 밤은... 정말 맛있었다!!!! 남은 밤마저도 모두 버터구이를 하고 싶었으나, 아이도 먹어야 하기에 참았다. 버터와 소금 조금이 밤을 이렇게 맛있게 만들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매우 피곤해졌지만 너무 맛있는 간식이 만들어져서 너무 뿌듯하다. 내일  간식을 먹고 미간을 찡그리며 입꼬리가 올라갈 아내가 상상이 되니 너무 뿌듯하다 ㅎㅎ

 

 

(본 포스팅은 저자의 브런치 글을 동일하게 게시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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