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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독서

[승정원일기] 박홍갑,이근호, 최재복

by ggoboogi_house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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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일기

제목 : 승정원일기
1판 2쇄 발행 : 2009.12.15
지은이 : 박홍갑 이근호 최재복
출판사 : 도서출판 산처럼

 

  예전부터 알라딘 장바구니에 1년인가 담아두었다가 얼마전에 구매하여 읽게되었다. 조선왕조실록보다 더 방대한 양의 조선시대 기록물이라는 이야기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 요즘에야 여유가 생겨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직지심체요절, 동의보감 등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있다.(승정원 일기는 2001년 9월 등재, 현재 한국세계기록유산은 총 16건으로 아시아 1위,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2차적으로 편집된 자료인 것에 반해 승정원일기는 현장에서 바로 기록된 속기록으로 그 내용이 매우 상세하여 비디오를 보는 듯하다고 한다. 현재 남아있는 것이 조선 후기뿐임에도 조선왕조실록의 5배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상세하게 작성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승정원일기는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 그리고 승정원 화재 등으로 인해 많은 부분 소실되고 현재는 인조(1623년) 부터 순종(1910년)까지의 기록만 남아있다. 그럼에도 모두 3,245책, 2억 4250만자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아직 미처 번역도 다 되지 못하고 남아있다. 

  AI가 번역에 이용되어 번역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는 하지만 그 양이 워낙 방대하기에 2035년에 되서야 그 번역이 끝날 것 같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w-iNda_zS4k

 

  이 책은 승정원일기의 귀중한 사료적인 가치와 그 역사, 쓰여진 배경,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화들을 중심으로 작성되었다. 저자도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너무나 방대한 책(소실되지 않았다면 무려 500년의 기록...)이기에 그 내용을 다 다루기 보다는 승정원일기의 귀한 사료적 가치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맞추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도 책을 읽으며 승정원일기가 단순한 국보를 넘어 귀중한 역사자료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제1부 288년간의 기록, 승정원일기
제1장 승정원이란 어떤 관청인가
제2장 『승정원일기』란 어떤 책인가

제2부 나는 왕이로소이다
제1장 1763년 새해 첫날, 국왕의 긴 행차
제2장 기나긴 국왕의 하루
제3장 영조, 겸재 정선을 만나다
제4장 생모 추숭을 둘러싼 영조와 신하의 힘겨루기
제5장 남북마당으로 갈라 선 여론, 국왕의 대민접촉
제6장 왕의 유모는 1품 벼슬이더라
제7장 세자는 죽고, 의혹은 커지고

제3부 조선시대 국정의 이모저모
제1장 인사권의 향방, 군신간의 샅바싸움
제2장 국정 보고체계의 이모저모
제3장 원님들에게 씌워진 칠사의 올가미
제4장 칙사 나리들의 거창한 행차
제5장 사헌부의 커피타임, 무시무시한 감찰다시監察茶時
제6장 화火자는 암호로 사용하지 말라, 암호와 군호

제4부 양반도 살고 상놈도 사는 세상
제1장 어수선한 과거 시험장 풍경
제2장 호된 신고식에 간 큰 신참도 기가 꺾이고
제3장 수백 년간 엎치락뒤치락 하던 양반동네 시비들
제4장 술주정도 때론 큰 죄가 되더이다
제5장 억울한 이는 꽹과리를 쳐라
제6장 절름발이 혼인
제7장 족보 팔아 떼돈 버는 세상

제5부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위하여
제1장 국왕의 건강관리
제2장 궁하면 개똥도 약이더라
제3장 경로잔치, 늙은이들을 위한 세상
제4장 소 잡아먹는 사회
제5장 굶주림에 버려진 아이들
제6장 궁궐과 8도에 측우기를 설치하라

제6부 비서실 승정원과 왕의 남자들
제1장 국왕의 비서실, 승정원
제2장 왕명에 죽고 왕명에 산다
제3장 승지, 실력과 배경을 겸비한 당대 최고 기둥들
제4장 주서, 사관이나 다름없는 신진 엘리트
제5장 왕의 남자들은 금천교를 넘지 마라

제7부 『승정원일기』, 그 기록과 보존의 함수관계
제1장 잘못 기록한 자는 처벌해야 하옵니다
제2장 불탄《승정원일기》를 복구하라
제3장 짐이 명하노니, 예민한 부분을 삭제하라
제4장 사례로 본 《승정원일기》의 가치

제8부 전통시대 기록문화와 『승정원일기』
제1장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전통
제2장 조선 이전의 우리 기록문화
제3장 찬란했던 조선시대의 기록문화
제4장 기록 문화의 꽃, 《승정원일기》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내용들을 조금 정리하면...

(15-17 pg) 승정원을 쉽게 표현하자면 오늘날의 대통령비서실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 조선시대 승정원의 기본적인 임무는 "경국대전"의 규정대로 왕명 출납이었다. ... 정책 개발과 집행부서인 6조와 그 아래 각 속아문들이 업무 현안에 대해 보고할 때면 반드시 승정원을 거쳐 국왕에게 전달되고, 국왕의 결재 사안 역시 승정원을 통해 각 관청으로 하달됐다. ... 국왕과 승정원은 뗄래야 뗼 수 없는 관계였고, 이를 빗대어 임금님의 혀와 목구멍과 같다는 뜻으로 승정원을 후원(喉院), 승정원에 배속된 관리들을 후설지직(喉舌之職)이라 불렀다. 

(19 pg) 승정원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매우 공정하게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됐다. 만약 임의로 일을 처리한 승지가 있다면 바로 동료들의 견제를 받았고, 나아가 대간들의 견제 또한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었다. "은대조례", "은대편고" 같은 승정원의 업무 매뉴얼이 잘 정리되어 내려온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26 pg) 승정원일기는 1) 3,245책에 약 2억 4천 250만 자로 작성된 288년 동안의 방대한 기록이라는 점, 2) 천문 기상학 및 과학 자료로 이용 가능한 288년 동안의 날씨와 천문 현상들이 매일 기록되어 있다는 점, 3) 288년 동안 작성됨으로써 장기간의 언어 변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4)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일자 기록이 역산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 5) 당시의 정치, 경제, 국방, 사회, 문화 등에 걸쳐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1차 기록이라는 점 등이 인정되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으로 당당하게 등재됐던 것이다.

(192-193 pg) 승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최고 수준의 한의학 시술이 적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상세한 임상 보고서이기도 해서, 최근 관련 연구잗르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국왕데 대한 진료는, 승정원의 업무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은대조례"에 따르면, 닷새마다 1번씩, 그러니까 1달에 모두 6번을 입진했다.

(195-196 pg) 승정원일기에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약재가 등장한다. 탕약... 고약... 환약... 가루약... 2006년 현재에는 인조원년(1623)부터 영조 52년(1776)까지 153년 동안의 승정원일기(전체의 절반 가량)가 전산화 되어 있는데, 거기서 내의원이 입진했다는 의미의 '약방입진' 기사를 검색해보면 각 국왕의 건강관리와 흥미로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313 pg) 실록은 강력한 중앙집권체제가 구축된 왕조의 산물인데... 

(314-315 pg) 자국의 역사를 편찬한다는 것은 정치, 문화가 융성하여, 그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다. ~"고려사"를 편찬할 때 고려 실록들을 참고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조선 초기까지 전해진 것은 분명하다. 

(327 pg) '임금의 모든 행동은 은폐하지 않고 반드시 기록한다'는 동양의 기록정신을 모버적으로 재현했다.

(328 pg) 이처럼 "승정원일기"는 편찬물이 아니라 국정 현장에서 일어나는 대화 내용, 임금에게 올려진 문건을 일체의 가감 없이 그대로 적은 기록물이었다. 편찬자의 사관이나 그에 따른 사료의 취사선택이 이루어진 "조선왕조실록"과 달리, 거기에는 어떤 주관적인 판단이나 사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 오로지 객관적 자세에서 사실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승정원일기는 한국고전번역원 승정원일기 번역팀에서 번역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현재 12분이 팀원으로 되어있는데.... 설마 이분들만 번역작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2019년 말 기준으로는 승정원일기는 775책 번역이 되어있다고 한다.

 

  또, 한국고전종합DB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현재 번역된 승정원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원문과 실제 이미지 그리고 번역본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현재는 인조, 영조, 고종, 순종까지만 번역이 되어 있다.

 

  번역서는 DB로 구축되어 있는데 현재는 4종 567책 중 461책이 번역DB로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승정원일기의 원문을 살펴볼 수 있다. 홈페이지가 매우 멋지게 만들어져있다.

 

  번역이 된 부분은 한국고전종합DB와 연계되어 그 번역 내용을 살펴볼 수 있고,

  

  서울대 규장각 원본 이미지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공공데이터포털에 들어가면 로그인 없이도 승정원일기 원문DB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뿌듯했던 점은 현재 번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우수한 기록문화를 가진 민족의 후예들 답게 DB 구축을 여러 기관이 유기적으로 잘 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조들이 남기 우수한 기록유산을 단순한 유산으로만 남게하지 않고 유용한 정보로써 우리들이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Reference

- http://sjw.history.go.kr/main.do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열람)

- http://db.itkc.or.kr/ (한국고전종합DB)

- https://www.youtube.com/watch?v=w-iNda_zS4k

- http://www.itkc.or.kr/main.do (한국고전번역원)

- https://www.data.go.kr/index.do (공공데이터포털)

- http://heritage.unesco.or.kr/category/heritagelist/memoryheritage-list/%ED%95%9C%EA%B5%AD%EC%84%B8%EA%B3%84%EA%B8%B0%EB%A1%9D%EC%9C%A0%EC%82%B0/

- http://kyudb.snu.ac.kr/ (서울대 규장각 원문검색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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